코로나19가 만들어낸 새로운 상황
최대한 고향 방문 자제하는 분위기
2020년 추석 명절 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1일 오전 대구의 한 70대 부부가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이용해 승차권 예매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추석을 앞두고 1일부터 오는 3일까지 추석 명절 승차권 비대면 예매를 진행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승차권을 100% 온라인과 전화로 판매한다. 예매 첫날인 1일 장애인과 65세 이상 경로를 대상으로 전체 좌석의 10%가 우선 배정됐다 / 이하 뉴스1
"어? 명절인데 나라에서 고향에 가고 싶어도 조금만 참으라고 하네?", "생전 처음 듣는 '온라인 성묘'는 뭐야?"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추석 한가위의 풍경마저 바꾸고 있다.
해마다 추석 명절 연휴 기간이면 되풀이되는 '민족 대이동'은 예년만 못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추석 명절 고향 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하면서 열차를 이용한 귀성객 수도 반토막 날 상황이다.
13일 한국철도(코레일)에 따르면 9월29~10월4일 추석 명절 기간 상·하행선 기차표 예매가 진행된 지난 8~9일 이틀 동안 팔려 나간 좌석은 47만석이었다. 지난해 추석 때 판매된 85만석의 55.5% 수준이다.
코레일이 열차 내 승객 간 거리두기를 위해 '창가 좌석'만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201만석의 총 공급 좌석 중 104만석(창가 좌석)만 구매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최소한 기차 편을 이용한 귀성객은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해 100% 비대면 예매와 창가 좌석만 예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향 방문 자제 등 시민들은 흡사 코로나19가 그려내는 한가위 신(新)풍속도 속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들어가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의 경우 일상적 식사와 대화가 잦은 가족·친인척간 전파가 빈번했던 탓에 고향의 부모들은 타지의 자식들에게 올해 추석은 고향에 오지 말 것을 당부한다.
경북 봉화가 고향인 금모씨(37·대구 서구)는 "부모님께서 '코로나19가 언제 또 확산할지 모르니 올해 추석은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셔서 택배로 선물만 보내기로 했다"며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고향을 찾아 인사 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대구에 사는 서모씨(23·대구 달성)는 "매해 추석이면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작은아버지네 가족들이 큰집인 대구 우리 집으로 내려왔지만 이번에는 오지 않기로 했다"며 "올해는 대구에 사는 친척들만 모이는 간소한 추석 명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가족공원 직원들이 9일 인천시 부평구 가족공원에서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수단을 활용한 추석 성묘를 당부한 가운데 인천가족공원을 찾는 성묘객들이 온라인으로 헌화와 차례를 지낼 수 있도록 마련됐다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시민들을 위해 '온라인 성묘'가 등장한 것도 코로나19가 그려낸 새로운 풍속도다.
온라인 성묘는 친척들이 한 곳에 모여 단체로 성묘를 지내는 형식이 아닌, 각자의 집에서 IT(정보통신) 기술의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의 성묘다.
대구에 사는 시민들의 경우 오는 21~25일 'e-하늘장사정보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성묘를 접수할 수 있다. 접수 후 홈페이지에 고인의 사진과 봉인함이 업로드되면 온라인으로 추모글을 작성할 수 있으며 차례상 분향, 헌화 등도 할 수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추석 연휴 때 국민들의 이동 규모는 가을·겨울철 코로나19 방역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이동은 또다시 전국적 대유행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라며 "추석 때 이동을 최대한 자제하면 좋겠지만, 불가피하게 이동해야 하면 대중교통보다는 개인차량을 이용하고 휴게소에도 오래 머물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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